'문화 교류의 차원에서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크세니아 씨를 만나다

"문화 교류의 차원에서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크세니아 씨를 만나다: 2021.08.01 20:48 입력

서윤 기자 226282se@snu.ac.kr

8월 1일, 아시안허브 지구촌문화예술공연단 2기로 활동했던 크세니아 씨를 만났다. 지구촌문화예술공연단에 단원으로서 참여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부터 러시아에서 한국학을 공부하고 실제로 한국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점과 미래 비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div align="" style=""> <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src="http://www.asiantimes.kr/PEG/16278184902796.jpg" width="624" align="absmiddle"></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지구촌문화예술공연단 단원이자 현재는 다문화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크세니아 씨.</div></td></tr></tbody></table></div>  Q. 어떠한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되었나? 한국에 와서 하고 싶었던 일이 있다면?한국에 온지는 10년이 넘었다. 러시아에서 한국어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에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장학생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학부생 시절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여러 번 오기도 했었다. 대학교에서 무엇을 전공할지 정할 당시에는 한국이 지금과 같은 수준의 세계적 인지도를 갖고 있지는 않아서 나도 한국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다. 외국어를 배우고 싶었고, 출신 도시가 러시아 동쪽에 있어 지리적 위치 상에서 유럽보다는 아시아가 가깝다 보니 아시아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얼떨결에 한국어를 선택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공부하면서 이 분야를 공부하기로 결심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었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한국어와 한국학을 공부하면서 한국을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을 넘어 한국 생활을 직접 경험하고 한국 사람들과 소통해보고 싶어서 한국에 가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한국에 가서 한국 사회의 실제에 대해 배워 문화적인 차원에서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o:p></o:p> Q. 한국학은 어떤 학문이고, 또 본인은 한국학의 어떤 부분을 연구했는지 궁금하다.(학사/석사 논문 등)한국학에서는 한국어, 한국 경제, 한국의 역사, 한국의 영화와 같은 문화 등 한국에 대해 다양한 것을 배운다. 예를 들면 한국의 명절에는 무엇이 있고 그 명절을 어떻게 보내는지, 그리고 역사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중국, 일본과 연결돼있는 측면이 많다보니 한국과 일본, 중국의 역사적 관계 등을 배우는 식이다.  한국학을 배우면서 학사 논문으로는 의료 관광의 현황에 대해 썼다. 의료 관광(Medical Tourism)이라는 개인이 치료를 받기 위한 의료적 목적으로 다른 나라에 방문해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면서 건강 상태에 따라 관광, 문화체험 등의 활동을 겸하는 것을 일컫는다. 러시아의 경우 코로나가 발병하기 이전까지는 러시아에서 치료받기가 힘든 여건인 경우에 한국을 가는 경우가 많았다. 치료를 받는 것이 제1의 목적이기는 하지만 관광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와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보니 한국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홍보를 많이 했었다. 코로나가 있기 이전에는 의료건강비자라는 것이 있었고, 이후에는 의료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오는 러시아인들은 비자 없이 3개월 동안 체류할 수 있기도 했다. 그래서 이러한 의료 관광의 현황에 대한 내용의 논문을 썼다.   <o:p></o:p> 석사 논문은 철도에 관한 것이었다.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북한을 통해 남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렇게 되면 부산과 유럽을 잇는 것이 가능해지는데, 그러한 가능성과 관련해서 2013년 러시아의 하산이라는 지역과 북한의 라진이라는 지역을 잇는 하산-라진 간 철도가 개통된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하산-라진 간 철도 개통이 갖는 함의와 시사점에 대해 논문을 썼다.   <o:p></o:p>   <o:p></o:p>Q. 한국에 와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 있다면?사실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에 대해 웬만큼 공부를 했기 때문에 다르다고 느껴졌던 것들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와 별개로 한국에서 생활하다보니 책으로 배운 한국은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배웠을 때 그렇다고 이론적으로 이해했던 것들을 실제로 눈으로 보니 정말 새롭고 놀라웠던 것 같다. 한국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사소한 부분을 짚어보자면 그건 어려움보다는 답답함에 가까웠던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구사하는 화법에 대한 것이었다. 러시아에서는 사람들이 보통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편이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직접적인 의도를 드러내기보다 간접적인 뉘앙스를 통해 의도를 전달하는 편이어서 이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발화의 의중을 잘 못 알아채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것까지 생각한다면 한국어를 잘한다는 것은 문법이나 어휘를 얼마나 잘 알고 구사하느냐 뿐만 아니라 빠른 눈치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   <o:p></o:p> Q. 한국 사회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2007년에 한국에 처음 왔었는데 그때는 한국에 외국인들이 정말 없었다. 지금은 관광 차원에서도 한국이 외국인들에게 많이 홍보되고 나처럼 지원을 받아서 한국에 오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많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에 대한 정책이 많이 갖춰졌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면서 다문화 가족이 됐다. 그러면서 다문화 관련 기관에서 배우자와의 대화와 관계 개선과 같은 상담도 제공해주고 여타 교육 프로그램에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 이런 것들이 러시아와는 달라서 우리 가족이 다문화 가족에 해당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다문화 가족의 자녀들을 위한 대회나 가족 참여 프로그램에 대해 안내해주는 것도 본 적이 있는데,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좋았다.   <o:p></o:p> Q. 지난 17일 지구촌문화예술공연단의 단원으로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구촌문화예술공연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지구촌문화예술공연단에 대해서는 이번에 선보인 <띡쭈>의 극본을 썼던 박채원 베트남 강사를 통해 알게 됐다. 공연을 해 본적이 없어서 걱정도 됐는데 그와 상관없이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오면 된다고 해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사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해보고 싶기도 했고 새로운 재미를 찾고 싶은 마음으로 도전했다.   <o:p></o:p>   <o:p></o:p>Q.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도 좋을 것 같다.공연팀에 합류했을 당시 코로나 상황 때문에 수업 일정과 연습 일정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단원들을 비대면으로 처음 만났을 때는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일정이 진행 중인 도중에 합류했었던 것이기 때문에 연습을 하느라 바빴다. 그렇게 온라인으로 연습을 이어가다 오프라인으로 연습을 하게 됐는데 실제로 단원들과 무대를 봤을 때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고 느꼈던 기억이 난다. 온라인으로 진행했을 때는 연습이 대본을 읽는 것에서 그쳤는데 배경 음악을 깔고, 의상을 입고, 직접 무대에 서서 연습을 하니까 연기하는 과정에서 감정도 실렸다. 글이 무대를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정말 놀라웠다. 무대 위에 서는 것을 단순히 꿈꾸는 것과 실제로 그 무대 위에 있는 것은 천지 차이라는 걸 공연을 준비하면서 크게 느꼈다.  <div align="" style=""><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src="http://www.asiantimes.kr/PEG/16278180173526.jpg" width="700" align="absmiddle"></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지구촌문화예술공연단의 공연 연습 모습(맨 오른쪽이 크세니아 씨)</div></td></tr></tbody></table>  </div>Q. 공연을 마친 소감은?실제로 이렇게 무대를 만들고 연기한 경험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열심히 배우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단원들 중에는 나처럼 처음인 분들도 있었는데 이미 이런 것에 익숙한 단원들이 처음으로 무대에 서는 단원들을 잘 배려해줘서 한결 편하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공연에서 해설자 역할을 맡았는데 연기를 한다는 것이 생소했던 나로서는 공연을 서는 첫 번째 경험으로서는 손색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점도 연기 입문자로서는 편안하고 부담 없이 첫발을 뗀 것이 아닐까 싶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참여해보려 한다. 연기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것 자체가 좋았고, 또 개인적 성취감을 느끼고 싶기도 해서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해설자 역할이 아니라 연기가 좀 더 많이 필요한 역을 맡아보려고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현재 다문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하게 됐는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러시아 문화를 알려주고 이와 함께 다문화, 그리고 공존의 개념과 가치에 대해서도 알리고 있다. 교육을 하면서 보람을 참 많이 느꼈다. 어릴 때 지속적으로 받는 교육은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서서히 축적되면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자기 나라가 무조건 옳고 내가 하는 것만 낫다는 사고방식은 너무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문화권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에 익숙해지면서 다문화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문화 교류의 차원에서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div align="" style=""><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center" style="border:1px solid #d2d2d2;margin-top:15px;margin-bottom: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src="http://www.asiantimes.kr/PEG/16278181713249.jpg" width="700" align="absmiddle"></div><div _id="news_caption" style="padding-left:8px;padding-right:8px;">▲다문화 강사로서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div></td></tr></tbody></table>  </div>크세니아 씨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직접적인 왕래를 통한 문화 교류가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 손쉽게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류적이라고 여겼던 소통 방식이 코로나로 인해 큰 변화를 겪은 것이 오히려 정말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지구가 하나의 마을 공동체로 구성원들이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라며 위기를 기회로 볼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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